박지영(b.1985)은 대덕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후, 일러스트레이션과 회화를 넘나들며 상업성과 예술성이 교차하는 시각 예술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도서 표지, 영화 포스터, 앨범 커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섬세한 감성과 조형 언어를 구축해온 그녀는, 2015년 이후 디지털 기반의 회화 작업에 집중하며 자연 풍경을 주요 모티프로 한 순수미술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그가 포착하는 풍경은 실존하는 장소에서 출발하지만, 상상의 결이 더해져 낯설면서도 친밀한 이상향으로 재구성된다. 그 풍경 속에는 계절의 미세한 흐름과 빛의 변주, 정적 속에 스며드는 시간의 결이 담겨 있으며, 등장하는 인물들은 언제나 소박하고 침묵하는 존재들로 표현된다. 그들은 나무 아래 몸을 맡기거나, 길을 걷거나, 고요히 쉬며 자연의 품 안에 귀의한다. 작가는 이러한 시각적 내러티브를 통해 일상에서 망각된 '쉼'의 감각, 정서적 치유와 내면의 사유를 담담하게 제안한다.
그의 회화는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깊고 느린 호흡의 순간을 선사하는 '시각적 명상'으로 기능한다. 관람자는 화면 속 풍경과 그 안의 인물이 되어, 언어 없이도 조용히 위로받고 공명하는 시간성을 경험하게 된다.
박지영은 뉴욕, 파리, 마이애미, 마드리드, 타이베이 등 글로벌 미술 현장에서 개인전과 아트페어를 통해 작품세계를 펼쳐왔으며, 국내외 관객들로부터 ‘작품을 보면 평안한 마음이 든다’는 반응을 이끌어내며 컬렉션 요청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녀의 풍경은 특정 지역성을 재현하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고요와 따스함, 감정의 여운은 문화적 경계를 넘어 보편적 정서로 공명한다.
작가노트에서 밝히듯, 그녀의 모든 창작은 '평온함'에서 발현된다. 숲을 거닐고, 바람을 감각하고, 하늘을 응시하며 존재의 무게를 내려놓는 이 순간들은 그녀에게 회복과 자유를 선사하는 시간이며, 화폭에 정제된 풍경들은 관람자에게도 그와 같은 '잔잔한 쉼'의 경험이 되기를 지향한다. 그렇게 박지영의 작업은 일출과 일몰의 순환처럼, 늘 현재성 속에 존재하며 소멸하고 다시 피어나는 자연의 리듬 속에서 조용한 위안을 전한다.